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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책

공부 중독

by 조엘 2020. 11. 16.

10월에 읽은 공부 중독을 이제야 포스팅하게 되었다. 시험 기간에 공부하다가 현타(?)가 와서 집어 들었다가 잘 참고 시험 기간을 다 끝내고 읽었던 책이다.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뽑아보았다. 

 

1. 하지만 만점이 흔하게 되면 생기는 문제가, 틀리는 것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이 생기는 거예요.

 

2. 시험을 안 보면 좋은 게 실제 내 능력을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저는 이것을 요즘 아이들이 정신 승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을 통해서 나는 여전히 가능성 있고 굉장히 잘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거예요. 자기애의 훼손 없이 말이죠

 

3. 제가 늘 재미있게 생각하는 게 그럼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온 것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기획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 자기는 아이디어가 풍부하다고 생각하고 자기 일은 전체를 기획하고 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을 게임 같은 걸로 생각하고 자기를 그 게임을 조정하는 만능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4. 존경이라는 것이 청년기에는 중요하지 않지만 50세 넘어서 장년기에는 내가 이 사회, 이 커뮤티니, 이 가족 안에서 어떤 존경을 받는지가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더라도 빌딩 임대업, 장사하고 있는 것으로는 안 된단 말이에요. 

 

5. 이 친구들은 더 정상성 안에 머물려 하고, 그 궤적대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좋은 대학 다니는 친구들일수록 더 그런 게, 왜 이 길이이어야 하는지조차 고민하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조금만 벗어나도 무서워지는 거예요

 

6. 우수한 몇 명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중간인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되는 게 원래 학교의 취지에 더 맞죠. 그러니 플래카드를 붙인다면 "졸업 후 10년 후 80%의 졸업생이 독립적으로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7. 뭐가 하나 생겨서 자리를 잡게 되면, 그다음에 생기는 게 제도화와 학원이에요. 일종의 학술적 위계질서를 만들어요. 몇 급 자격증을 만들고, 몇 개월에서 몇 년의 교육과정을 촘촘하게 만들죠. 그게 다 기존 교육 시스템의 복제예요. 

 

8. 틀 밖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성공을 하고 나면 그것으로 쭉 살아가면 되잖아요? 그것이 다른 사람들 한테 훨씬 더 영감을 주거든요. 그런데 꼭 책을 씁니다. 꼭 학원을 해요. 결국 자신의 성공 방식을 매뉴얼화하는 거예요. 본인이 그러고자 하는 욕망이 있고, 또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죠. 

 

9. 공부를 못하는 것을 개인의 능력 문제로 치환해 버려서 사람의 존재 가치로 까지 확대시킵니다. 공부를 못하면 사회적 발언권도 없고,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다고 여기는 것이죠

 

10. 이십 대 초반에 얻어야 하는 것은 "하고 싶다" 도 있지만, "해보니까 이건 아니다"인 것을 찾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11. 앎의 핵심은 모르는 것을 만났을 때 호기심이 발동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모르는 것을 만나면 두렵기만 하고 짜증이 나는 거예요. 예전에는 학교라는 곳이 취직을 하게 해 주니까 참고 견뎠다면 이제는 그것마저도 안되죠. 결국 앎이라는 것의 가치와 의미 같은 것이 없어지게 되죠. 

 

12. 이 학생들(아동센터의 학생들)이 존경할 만할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조우의 기회들을 풍요롭게 만들어 줘야 해요.

 

13.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아 삶이라는 게 뭐지?' 아니면 '내가 하는 것을 좀 더 전문적으로 연구해보고 싶다' 이럴 때 대학을 갈 수 있는 게 좋은 사회라고 생각해요. 

 

14. 현재 한국 대학의 문제는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공부로서 직업을 가져야 될 사람이 직업을 가질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는 거죠. 그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아무도 인정 못하는 거예요. 

 

15. 계급 이동성이 줄어들고 계급이 구조화되었을 때, 계급의 구조화가 반드시 경제적 격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계급이 구조화가 되면서 동시에 경제적 격차도 구조화가 된다는 점이에요. 경제적 격차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또는 경제적 격차를 완충하는 방식, 이를 테면 복지제도잖아요. 그런 방식으로 계급의 구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주관적 리뷰

<시험대에 오르지 않는 "요즘 애들">

 

"시험대에 오르지 않고 공부 중 이라는 것을 방패삼아 자기애의 훼손없이 자신의 가능성을 혼자 믿고 지켜나간다."

나는 사실 이 말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인상 깊었다. 이에 대한 나의 의견을 몇 번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 그냥 횡설수설 적어보겠다. 

 

나는 이 말에 아주 동의한다. 나 역시 괜히 나서지 말고 지금 갖고 있는 체면? 갖고 있는 이미지나 지키자 하면서 도전을 밀쳐냈던 기억도 난다. 사실 갖고 있는 것도 하나 없으면서 말이다. 

최근에 자교 알고리즘 대회 신청이 있었는데, 나갈까 말까 고민하면서 두 가지 마음이 충돌했다. 

"야, 너 멋사 회장도 하는 애가 여기서 성적도 안 좋으면 쪽팔리지 않겠냐? 너 CS성적도 나쁜 편 아니라매? 잘 해야 본전일 수도 있어" 

"야, 뭔 개소리야. 너 지금 할 줄 아는거 많이 없자나. 이것도 못 내려놓고 커서 뭐할래?"

 

또 영어로 진행하는 발표수업에서 발표를 할까말까 고민하며 두 가지 마음이 충돌했다. 

"야, 너 외고 졸업한 애가 가만히 있으면 영어 잘하는 이미지 챙겨갈 수 있는거 굳이 나서서 발표해서 진짜 실력 뽀록 낼려고?"

"이건 또 뭔소리여. 원래 그렇게 잘하지 않았는걸? 뭐 그리고 좀 못하면 어때?" 

 

아주 다행스럽게도 알고리즘 대회도 신청했고, 영어로 발표도 했다. 영어 발표에서 버벅여서 내 영어 실력이 뽀록났지만, 그것을 계기로 내 영어실력의 심각함을 깨닫고 한동안 화상 영어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알고리즘 대회는 일주일 남았다. 공부해야 하는데 과제에 우선순위가 밀려 쓰읍... 못하고 있는걸?

 

"자기애의 훼손 없이"라는 말이 참 뇌리에 박혔다. 맞다. 모든 사람은 거절당하는 걸 싫어하고, 자신이 무능력해 보이고, 실제로 무능력해 지는 것을 싫어할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뭐 "내 자기애 조금 훼손되면 어때? 다시 돌아오던데? 한 번 해봐야겠다." 라는 태도로 살아가야 내 삶이 훨씬 풍요롭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작은 배짱과 작은 도전들이 모여 큰 배짱을 가진, 큰 도전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또한 작은 실패로부터 일어나는 것이 모여, 큰 실패로부터도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알고리즘 대회... 내가 신청을 안했나보다ㅜㅜㅜ 누락이 되었거나... 참가하지 못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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